요즘 가장 트렌디한 사인·건축 디자인을 보여주는 공간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교외의 대형 카페들이 꼽힌다. 이런 대형 카페들은 음식 메뉴보다 차별화된 디자인 콘셉트와 풍경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새로운 매장이 등장할 때마다 화제를 만들어 낸다. 작년 경기도 파주시 공릉저수지 인근에 문을 연 모쿠슈라(Mochuisle)는 지금 가장 핫한 카페 중 하나다. 특히 교외의 카페들이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도 면적 2,740㎡에 이르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모쿠슈라는 유럽의 대저택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아름다운 건물과 아치 형태의 입구, 하늘과 호수의 자연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통창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각 층마다 제각기 다른 무드의 가구와 유러피안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 공간마다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섬세하게 기획된 점이 흥미롭다. 

특히 최근의 카페들이 젊은이들과 연인들을 주타깃으로 하는 것과 달리, 모든 가족들이 함께 찾을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하는 것도 차별화된 부분이다. 모쿠슈라라는 상호명 자체도 게일어로 ‘나의 사랑, 나의 가족’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해 1층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코끼리 동상과 동화책이 가득한 키즈존이 구성돼 있다. 대형 샹들리에와 분수대가 시선을 사로잡는 메인홀이 위치한 2층을 지나면 3과 4층에도 단체석, 구름방, 테라스, 루프탑, 옥상 정원 등 어른과 아이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건물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좌석 역시 수백명을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임에도, 이런 콘셉트가 대성공하면서 주말이 되면 자리를 찾지 못해 테이블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파주의 다른 대형 카페들이 빈티지 또는 인더스트리얼 감성에 치중돼 있는 것과 달리, 모쿠슈라는 고풍스러운 클래식 무드에 집중했다. 사인시스템 또한 이런 톤앤매너에 맞춰 화려함보다는 미니멀한 멋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 그렇다보니 사인물들의 개성을 살펴보는 재미는 다소 떨어지는 편. 그러나 사인 하나하나 건축물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구성한 스타일 자체는 일품이다.  전체적인 사인 소재로는 메탈이 사용됐는데, 외부의 메인 간판은 레이저 커팅 사인이 설치됐고 실내 곳곳에 부착된 로고 사인에는 티타늄골드와 헤어라인 스테인리스 등이 사용됐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공간 곳곳에 부착된 시설 안내사인이다. 규모가 큰 만큼 시설안내사인의 역할이 중요한데, 곳곳에 거울과 같은 소재를 활용해 시설안내를 표시했다. 이를 통해 거울을 볼 때마다 UV프린팅으로 인쇄된 표시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치형의 입구를 들어설 때 보게 되는 대형 LED전광판도 특색있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잘 안어울릴 수도 있는 LED전광판을 원형의 아치 뒤편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마치 화면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듯한 재미를 더했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