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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0 02:35

OOH의 미래는 더 큰 전광판이 아니라 광고주의 ‘신뢰’다

  • 편집국 | 503호 | 2026-07-20 | 조회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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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 런던 2026’이 던진 메시지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옥외광고협회(WOO) 연차 총회에 참석했다. WOO의 전신인 FEPE 인터내셔널 이후 30여년만에 다시 런던에서 열린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행사는 전세계 50여개 국가에서 800여명의 OOH 전문가들이 참석,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행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규모가 아니었다. 업계가 바라보는 경쟁의 대상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몇 년간 진행된 WOO 행사의 변화는 곧 OOH 산업의 변화였다.
2023년 리스본에서는 회복을 이야기했다. 코로나19 이후 OOH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했다. 2024년 홍콩에서는 데이터를 이야기했다. 오디언스 측정, 이동 데이터, 프로그래매틱 디지털 옥외광고(pDOOH)같은 개념들이 본격 등장하기 시작했다. 2025년 멕시코에서는 AI와 자동화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올해 런던에서는 광고주의 언어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AI도, 디지털도 아니었다. 바로 ’신뢰(Trust)’였다.
그동안 OOH 업계는 얼마나 좋은 위치에 광고판이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광고를 보는지를 설명하는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광고주들의 질문은 달라지고 있다. “몇 명이 광고를 봤는가?”가 아니다. “그래서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가?”를 묻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얼마나 상승했는지, 매장 방문은 얼마나 늘었는지, 매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다른 매체와 비교했을 때 어떤 가치를 제공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톰 고다드 WOO 회장과 장 프랑수아 데코 JC데코 공동CEO가 반복해서 강조한 내용도 바로 이것이었다. OOH 산업의 미래는 더 이상 스크린 숫자 경쟁이 아니라 광고 효과를 증명하는 경쟁이라는 것이다. 좋은 위치에 더 큰 전광판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광고주가 투자한 비용이 실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구글의 DV360을 비롯한 글로벌 광고 플랫폼과 미디어 에이전시들이 OOH를 더 이상 별도의 특수 매체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TV, 온라인 동영상, 디지털 광고와 함께 하나의 미디어 계획 안에서 운영되는 광고 채널로 바라보고 있었다. pDOOH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런던 행사에서 가장 의미있었던 장면중 하나는 WOO 아시아대표로 선정된 것보다 아시아 시장의 협력을 위해 기획한 지난 3월 중국 선전 세미나가 연차 총회 본무대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이었다.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된 APAC 포럼이 WOO 역사상 최초의 완판 지역행사로 기록된데 이어, 올해는 아시아에서 시작된 협력 모델이 글로벌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소개됐다. 이는 더 이상 아시아가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는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OOH 산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한국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2021년 Perion(당시 Hivestack)의 한국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pDOOH 거래가 본격화됐고, 지난해 네이버 AdBoost가, 올해는 WPP미디어가 DOOH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OOH가 디지털 광고 생태계 안으로 편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내가 런던에서 프로그래매티과 오토메이션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는 동안, 한국에서는 우리 회사와 비스타(Vistar) 미디어가 국내 최대 규모의 pDOOH 캠페인을 운영중이었다. 런던에서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을 때 그 미래는 이미 한국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이번에 런던에서 가장 많이 들은 또 하나의 숫자는 5%였다. 전 세계 광고시장에서 OOH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반대로 말하면 아직 95%의 광고 예산은 OOH 밖에 있다는 의미다.
톰 고다드 회장은 말했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다른 OOH 사업자가 아니다. 옆 회사의 전광판도 아니고 다른 기술 플랫폼도 아니다. 진짜 경쟁 상대는 아직 OOH에 투자되지 않고 있는 나머지 95%의 광고시장이다.”
결국 더 많은 광고비를 OOH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업계 전체가 광고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광고주는 더 많은 스크린을 사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확신을 산다. 결국 OOH의 미래는 더 큰 전광판이 아니라 광고주의 신뢰다.

김대원(WOO 아시아 대표, 한국OOH협회 부회장, 포도미디어네트워크 대표이사, daewon.kim@podo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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