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래핑광고 수익 9년간 1.4억원 불과… 열차 도색훼손 이유로 지지부진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팬클럽이 진행한 KTX 철도차량 래핑광고가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은 가운데, 한국철도공사가 래핑광고를 활성화한다면 적자구조를 전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12일 한국철도공사가 제출한 광고 수익 현황 자료 분석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소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다양한 광고매체를 활용해 2015년부터 지금까지 1,557억원의 광고판매 수익을 올렸다.

광고 유형별로는 철도역사에 설치된 조명광고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약 826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53.0%를 차지했다. 이어 철도역사와 철도차량에 설치된 모니터를 활용한 영상광고가 약 275억원(17.7%), 차량 내부광고가 약 260억원(16.7%)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철도차량을 이용한 래핑광고 수익은 2015년 9,600만원, 16년 2억 8,700만원, 17년 4억200만원, 18년 3억1,700만원, 19년 3억9,800만원, 20년 5억2,400만원, 21년 7월 기준 3억5,400만원으로 총 수익이 25억5,041만원에 불과했다. 특히 KTX 열차를 이용한 래핑광고는 지난 2013년 이후 단 3건으로 광고 수익은 1억4,104만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KTX를 이용한 철도차량 래핑광고 수익이 낮은 이유는 코레일이 지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KTX의 래핑광고 자체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2013년 KTX 열차를 활용한 래핑광고를 처음 진행하고 복원하는 과정에서 KTX 차량 도색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서다. 이후 최근 BTS의 팬클럽이 멤버들의 생일축하 래핑광고를 요구하기 전까지 한 번도 래핑광고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소병훈 의원은 “래핑광고로 인한 차량 훼손 문제는 필름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당부분 해결됐고 해외 철도기업들도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운임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도차량 래핑광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공사의 적자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KTX 차량 래핑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 의원은 해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그에 따르면 프랑스의 고속철도 운영회사 위고(Ouigo)는 2019년 영화 ‘드래곤볼Z’ 홍보 래핑광고를 진행한 바 있고 이탈리아의 철도 국영기업 트레니탈리아(Trenitalia)는 2020년 슈퍼마리오 레고 출시를 홍보하는 래핑광고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디즈니의 새로운 애니메이션 ‘루카’를 홍보하는 래핑광고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소 의원은 “얼마 전 이슈가 된 BTS의 래핑광고를 계기로 KTX 열차가 K팝이나 K드라마, K영화, 게임 등 K-콘텐츠의 우수성을 알리는 광고매체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