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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렬 l 제431호 l 2020년 07월 01일 l 조회수:371
    <발행인 칼럼>옥외광고 사업자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는 양날의 칼


    내년 6월 전에 마련될 시행령의 세부 내용이 업계 희비 좌우

    옥외광고협회는 업계 내부에서 제기되는 의심과 불만 직시하고
    업계 전체는 보험의 순기능이 극대화되도록 지혜와 힘을 합쳐야

    20대 국회 막바지인 지난 5월 20일 옥외광고 사업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옥외광고물등관리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시행일은 공포일로부터 1년 경과 후다. 6월 9일 공포됐으니까 내년 6월 9일 이전에 의무 가입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그 이전에 시행령 및 그에 맞춘 보험 상품이 마련돼야 한다. 책임보험 의무화는 옥외광고물 제작 사업자 단체인 옥외광고협회가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온 만큼 전적으로 옥외광고협회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6월 24일 협회 정기총회때 이임하는 이용수 직전 회장은 “괄목할만한 큰 성과” “평생토록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 했고, 취임하는 최영균 현직 회장은 “기쁨을 모든 분들과 함께” “6천여 회원들의 똘똘 뭉친 힘” 등의 표현을 써가며 협회의 치적으로 강조했다.

    그런데 책임보험 의무화가 과연 협회의 치적이고 성과인지는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오히려 업계에 전에 없던 새로운 부담을 안겨주고 협회에도 긁어부스럼이 되는 것 아닌가 우려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통과 직후 정부 주관으로 열린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한 기관, 단체, 전문가 회의에서는 업계간에 이견과 불협화가 노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보험료 한 푼 안내면서도 간판사업 잘 해왔고 필요한 사람은 선택적으로 가입하고 있는데 왜 의무화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무화로 인한 업계 득실의 모호함과 향후의 전도가 녹록지 않을 것임을 짐작하게 해주는 사례들이다.

    현 시점에서는 책임보험 의무화에 대한 어떤 평가나 전망도 무의미할 수 있다. 통과된 법에는 광고물등의 ‘제작‧표시 및 설치의 결함’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만 명시하고 있을 뿐 세부 사항은 모두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마련될 시행령의 세부 내용이 업계의 희비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도록 돼있다. 협회의 공과도 그 결과에 좌우될 것이다. 책임보험 의무화가 시행되면 옥외광고 사업자들의 평균 보험료가 대폭 인하돼 적은 비용으로 커다란 사고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등 적지 않은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업계에 꼭 필요하지 않은 추가 부담을 안겨주고 협회에도 긁어부스럼이 될 여지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국회 법안 심사과정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전국적으로 옥외광고물 수에 비해 피해의 사례와 규모가 매우 적어 의무화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에 비해 가입으로 인한 실효성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옥외광고 사업자들간에 사고 위험 광고물의 제작 표시 및 설치 업무 범위가 달라 사고 위험에 비례한 규제의 적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일각에서 협회가 보험을 매개로 사업자들의 협회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에서 의무화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는데 실제 그런 측면이 있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행안부는 사업자를 협회 등에 가입시키기 위한 특혜성 조치라는 지적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한 바 있다. 그리고 협회는 법안 통과 직후 업계 언론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협회가 책임보험을 협회의 공제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임을 공개 천명함으로써 책임보험 의무화를 협회 잇속챙기기 목적에서 추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더욱 키웠다. 때문에 책임보험 의무화는 업계와 협회 모두에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이제 법안은 이미 통과됐고 ‘옥외광고사업을 등록한 자는 책임보험에 가입하여야 한다’고 못박힌 이상 등록 옥외광고 사업자는 모두가 내년 6월부터 가입해야 한다. 성패와 득실, 공과를 판가름내줄 정부 시행령 개정 작업도 이미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옥외광고 업계 전체가 좋든 싫든, 원하든 원치 않든 예외없이 공동운명체가 됐다. 나란히 어깨걸고 꽃밭과 가시밭 사이의 담장 위에 서있는 형국이다. 그 중심에 옥외광고협회가 있다. 이제 책임보험 의무화를 이끌어낸 당사자로서 조직 잇속챙기기가 아닌 업계 전체를 위한 합리적이고도 실리가 담보된 준비된 답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중심으로 업계 전체가 중지를 모으고 힘을 합쳐 보험의 순기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최선의 방도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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