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미사용 옥외광고기금 248억원 둘러싸고 실랑이 양상
행안부, 기금 투입용 사업 제시요청에 3개 업종 단체만 27개 제출
단체들, ‘공공 기관·단체 간판 개선에만 투입’ 소식에 입 튀어나와

기금조성용 옥외광고 사업이 그동안 옥외광고 업계에 드리운 폐해와 폐단은 실로 막대하다. 옥외광고 업계는 그동안 그 폐해의 실상을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막대한 기금액수를 적어내고 사업권을 낙찰받아 사업을 하는 동종 업체들의 입장을 고려해 적극적 비판이나 폐지 주장을 자제해온 측면이 크다. 그런데 행안부가 쓸 곳을 못찾은 막대한 기금을 업체들을 대표하는 단체들을 대상으로 골고루 나눠줄 것처럼 흔들어 대자 단체들이 이를 받아 먹으려 너도나도 줄을 서서 바구니를 들이대는듯한 막장같은 추태가 벌어지고 있다.

행안부는 얼마 전 서울 마포의 지방재정공제회 건물 내 행안부 산하, 또 그 공제회 산하의 옥외광고센터 사무실에서 옥외광고산업진흥협의회를 열었다. 이 회의 이후 업계에 나도는 소문과 일부 참석자, 센터 관계자 등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 회의에서 행안부는 옥외광고기금 250억원 정도가 남았다며 업계에서 쓸 수 있도록 환원하는 차원에서 지원을 하겠다면서 업계가 필요로 하는 사업계획 제출을 요청했다. 학술 단체와 연구기관에도 같은 요청을 했다. 위 협의회에는 정식 구성원으로 옥외광고협회, 옥외광고미디어협회, 전광방송협회 3개 업종 단체가 참여하고 학술단체로 OOH광고학회, 연구기관으로 옥외광고연구소와 디지털사이니지연구소가 참가하고 있다.

행안부는 옥외광고기금 사업 회계가 옥외광고물등관리법에 따라 별도 회계로 처리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올해중 예산 집행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이익금의 규모 및 가산세율에 의해 막대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행안부의 요청에 3개 단체는 옥외광고물 전수조사와 불법 옥외광고물 정비 등 무려 27개의 사업계획을 제출했고 학회와 연구기관들도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행안부는 검토과정에서 이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을 모두 배제하고 대신 전혀 요청하지 않은 공공기관 간판개선 사업에 투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낡은 간판을 보유하고 있는 공공 기관이나 단체, 사회복지시설 등의 간판을 개선하는데 투입하되 올해중 집행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와중에 한 켠에서는 옥외광고센터를 진흥원으로 격상시키고 기금으로 사옥을 짓는 방안과 지방자치단체에 배분을 해주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행안부가 공공기관 간판 개선에 남는 기금을 투입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사업계획을 제출했던 협희회 일부 구성원들이 직접 항의를 하고 불만도 표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행안부는 옥외광고센터쪽으로, 옥외광고센터는 행안부쪽으로 책임과 원인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옥외광고 기금은 정부가 옥외광고 업계를 쥐어 짜내서 만든 고혈 덩어리”라면서 “쓸 곳조차 없는 상황이 됐으면 폐지를 하고 업계의 것을 업계로 돌려달라며 방도를 제시했어야 하는데 부스러기라도 나눠받으려 사업계획서를 냈다는 얘기를 들으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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