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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중 l 제407호 l 2019년 03월 11일 l 조회수:182
    사/인/이/ 있/는/ 풍/경 - 강화도 조양방직

    버려졌던 국내 첫 방직공장… 뉴트로 감성공간으로 대변신

    ‘불편하고 촌스럽지만 매력적’… 강화도의 새 명소로 각광
    타임머신 타고 과거에 온 것 같은 간판들 ‘눈길’

    몇 년간 거세게 불어온 레트로 열풍을 넘어 지금은 뉴트로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뉴트로는 New와 Retro의 합성어로 과거 세대에게 향수를 주는 것을 넘어 옛것이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이른바 뉴 레트로를 의미한다. 이런 뉴트로 트렌드는 공간 연출쪽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에 머무르는 듯한 매력이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서울 종로구의 익선동과 전주의 한옥마을 등이 이런 뉴트로 타운으로 꼽히는데 최근 또 하나의 뉴트로 감성의 산실이 나타나 인기를 얻고 있다. 바로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에 소재한 카페 겸 갤러리 조양방직이다.


    ▲낡은 공장은 갤러리가, 폐품들은 설치미술이 되다
    강화는 한때 면직물의 고장이었다. 크고 작은 공장 20여개, 직물공장 종업원만 4,000여명에 이르렀다. 여기에 가내 수공업까지 합치면 한 집 건너 한 집이 직물공장이었다. 이불 안감이나 기저귀감으로 쓰는 소창을 생산했다.1933년 문을 연 조양방직은 국내 자본으로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방직공장이며 근대적 직물산업이 시작된 역사적인 공간이다. 과거 2,000평이 넘는 부지에 1,500명이 넘는 직공들이 소창을 만들었다. 조양방직은 1960년대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는데 지금도 공장 터 금고에 적힌 안내문에는 ‘돈을 지게로 지고 가 은행에 맡겼다’고 쓰여 있는 글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일론 등 인조직물이 인기를 끌고 방직공장들도 대구나 구미 등지로 옮겨가면서 강화도의 방직산업은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이곳 조양방직도 20~30년 정도 폐가로 방치되어 있다가 1년간의 수리를 거쳐 작년 7월에 카페 겸 갤러리로 오픈했다. 공장 건물 골조를 그대로 살리고 재봉틀 붙은 작업대는 커피 테이블로 변신했다. 미술관을 표방했지만 값비싼 예술작품은 없다. 깨진 유리창을 간직한 영국제 문짝, 고장난 트랙터 등 낡은 건물과 함께 방치됐던 폐품들은 거대한 설치미술로 변화됐다. 카페 곳곳에 붙어있는 간판들도 몇십년 전의 모습이 그대로 남았다. 옛모습을 간직한 간판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것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벽1’과 ‘벽2’로 이름붙여진 카페 오른쪽 벽면도 아주 재미있다. 세월만이 만들 수 있는 벽면 그 자체가 미술작품으로 변화했는데 벽면에는 빈티지한 대형 영사기를 통해 옛날 영화가 계속 상영된다. 흑백필름 속 찰리 채플린이나 오드리 헵번을 보며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새롭다.



    ▲물리적 리모델링이 아닌 가치의 리뉴얼
    변신을 시도한 후 이곳을 찾는 이들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배타적이었던 주민들도 지금은 함께 즐기기 시작했으며 상권의 발전도 따라왔다.
    옛것을 버리고 만들어 내는 새 문물들의 틈에서 조양방직의 극적인 변화는 문화를 바라보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새로운 가치가 아닌 되찾은 가치’라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도시 재생을 고민하고 있는 다양한 공간의 벤치마킹 모델로도 조명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6만평 규모의 시멘트 공장 활용방법을 찾기 위해 문경시의 공무원들이 이곳을 다녀가기도 했다. 카페에서 만난 조양방직 이홍철 사장은 “조양방직은 물리적 변화보다, 가치의 리모델링이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 이곳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멋진 패션쇼를 열거나 럭셔리한 결혼식, 기업 런칭 행사 등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중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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