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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l 제378호 l 2017년 12월 11일 l 조회수:957
    옥외광고 매체사용료의 무한질주 어디까지?


    서울 시내버스 대당 월 71만8,700원, 직전 입찰 대비 98% 폭증
    재벌기업과 언론사들만의 리그… 몰상식한 입찰에 비상식적인 낙찰가
    기존 사업권자 CJ파워캐스트 저가투찰 탈락 ‘이변’… ‘자승자박’ 분석도

    옥외광고 매체 사업권 입찰에서 또 한 번 매체사용료 상승폭의 초고공 비행 기록이 세워졌다. 12월 7일 개찰한 서울 시내버스 외부광고 사업권 입찰에서 한국경제신문-인풍 컨소시엄은 A권역 6,000대의 3년 매체사용료로 1,552억3,920만원의 최고금액을 써내 낙찰자로 결정됐다. 대당 월 사용료가 71만8,700원으로 버스광고 입찰 사상 최고가 신기록을 세웠다. 직전인 2014년 입찰때의 사용료 36만2,000원에 비해 98.5%인 35만6,700원이 높아진 금액이다. 인기도가 떨어지는 지선버스 1,000대가 B권역으로 떨어져 나간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낙찰가는 업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서울 버스는 A권역 6,000대만으로 연간 517억원의 매체사용료를 기록함으로써 지난 7월 인천국제공항(연간 426억원)에 내주었던 국내 옥외광고 최대매체의 지위를 탈환하게 됐다. 한경에 이어 중앙일보, CJ파워캐스트, 나스미디어, 동아일보 순으로 투찰가가 높았고 앞의 3개사는 모두 60만원대 금액을 써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존 사업자인 CJ파워캐스트는 수성(守城)을 위해 공격적 베팅을 할 것이라던 업계의 일반적 예상과 달리 60만원대 초반 금액을 써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이변으로 꼽히고 있고 그 배경과 관련해 자승자박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선버스 1,000대를 대상으로 한 B권역 입찰에는 유진메트로컴과 오케이애드컴 2개사가 참가했으나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대로 2개사가 써낸 금액이 예가 미만이어서 유찰됐다. 발주처인 서울버스조합은 개찰 당일 B권역 재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 조건에 따라 재입찰도 유찰되면 조합은 A권역 낙찰자와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서울 버스 7,000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입찰은 공고와 동시에 옥외광고 업계가 특정 대기업을 봐주기 위한 맞춤형 입찰이라는 비난과 반발을 하면서 서울시와 조합에 입찰취소를 강력히 요구했을 만큼 사상 최악의 불공정 입찰이었다. 우선 여러 권역으로 분할해 중소 업체들에도 참여 기회를 달라는 업계의 호소에 대해 서울시와 서울버스조합은 매체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지선버스 1,000여대만을 따로 모아 중소업체용으로 제시하는 전대미문의 몰상식한 방안을 도입했다. 우량 노선의 대규모 물량으로 이뤄진 A권역에 대한 중소 업체들의 봉쇄 벽은 더 높아졌다. 전업 옥외광고 업체중 거의 유일하게 단독응찰 역량을 인정받는 업체는 ‘조합과 소송중’이라는 터무니없는 트집을 잡아 참가 자체를 막았다.

    발주처측의 평가에 의해 사업기간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한 점, B권역에 수의계약의 여지를 미리 만들어 둔 점, 돌출형 번호판의 경우 입찰 물량인지 아닌지가 불분명한 점 등 조합측의 사후 재량에 의해 사업 성패가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입찰의 조건들에는 의도가 의심되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실제로 업계의 예상과 우려는 입찰에서 그대로 현실화됐다. 입찰에는 한경-인풍 컨소시엄과 기존 사업자인 CJ파워캐스트, KT 계열사인 나스미디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참가해 3개 중앙언론사와 2개 재벌기업간 5파전을 벌였다. 한경 컨소시엄의 인풍 지분은 10%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대중교통수단인 서울 버스의 옥외광고 사업자 선정 입찰이 정작 옥외광고가 주업인 업체들은 모두 강제로 배제되고 옥외광고가 부업인 재벌그룹 회사와 중앙언론사들만의 각축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 해설 > 서울 버스 광고사업권 입찰의 문제점

    재벌기업과 중앙언론사들에만 문호 개방한 ‘불공정·편파 입찰’

    서울시와 버스조합, 영세 옥외광고 업계의 간절한 호소 끝내 외면
    헌법의 ‘재판받을 권리’도 배척… 유력 옥외광고 업체의 참가 막아

    ■전대미문의 대기업용-중소기업용 이원화
    서울시와 서울버스조합은 지난 입찰 때 전체 버스 7,438대를 단일물량으로 묶었지만 이번 입찰때는 A권역 6,000대, B권역 1,000대로 분할했다. 이는 업계가 이번 입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몰상식한 입찰이라고 비난하는 부분이다. 업계를 대표하는 옥외광고미디어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시와 조합에 영세 중소 업체인 전업 옥외광고업체들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물량을 여러 개로 분할해 줄 것을 건의했다. 그런데 면담 과정에서 서울시 담당공무원은 분할할 경우 권역간 등가성 유지가 어렵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그런데 이후 면담에서는 180도 입장을 바꿔 대기업용 6,000대와 중소기업용 1,000대로 쪼개는 입찰을 하면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타진했고 협회측은 말이 안되는 방안이라고 일축했다. 그런데 그 말이 안되는 방안이 이후 조합의 입찰 공고를 통해 현실로 나타나자 협회와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앞서 수차례 분할 입찰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설파하며 건의와 호소를 했던 협회는 입찰공고 직후 시와 조합에 문서를 보내 입찰의 취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협회는 “동일 입찰에서 대기업용과 중소기업용을 구분하는 발상 자체가 납득할 수 없는데다 A권역에 전체 물량의 86%를 배정하고, B권역에는 14%만을 배정하는 극단적인 불균등한 배분을 한 바 이는 기본 상식에 비춰보더라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취소 요구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입찰은 진행됐고 결과적으로 대기업용에는 재벌기업과 중앙언론사들만 참여했다.

    ■하급매체만 배정해서 수의계약 대상으로
    특히 중소기업용으로 안배(?)한 B권역에 이른바 비인기 매체인 지선 버스들만 골라서 몰아놓은 것은 이번 입찰의 편파·불공정성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1,000대 수량중 간선 버스는 단 한 대도 없고 지선 중에서도 강남 등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지역 운행 노선이 아닌 변두리 운행 노선이 대부분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가격을 기준으로 볼때 최하 등급 노선들 일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진열대에서 잘 안팔리는 하품만 골라서 사가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엎드려 애원하는 사람 뺨 때린 격”이라고 흥분했다. B권역은 2차례 유찰될 경우 A권역 낙찰자에게 수의계약으로 사업권을 넘겨줄 수 있도록 돼 있다. 말만 입찰이지 입찰을 하는 척하다가 결국은 단일물량으로 합치려는 꼼수라고 의심받는 이유다. 협회는 “중소기업용으로 못박아 내놓은 B권역의 경우 간선 버스는 단 한 대도 없는 이른바 비인기 노선 버스들로서 광고매체 등급중에서 최하 등급만을 모아놓았다”면서 “형식은 2개 권역 입찰이지만 결국은 A권역 낙찰자에게 B권역 물량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주기 위한 ‘정교하고도 교활한 분할 입찰’ 방식”이라고 항의했다.

    ■선택계약기간 2년과 조합의 재량권
    이번 입찰에서는 이전까지의 입찰때는 없었던 ‘선택계약기간 2년’이 새로 도입됐다. 본계약 종료 6개월 이전에 사업자의 선택과 조합측의 평가 기준이 충족되면 사업기간을 2년 연장하는 조건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업계는 특정 사업자를 겨냥한 맞춤형 조건이라며 반발을 했다. 이유는 평가의 재량권이 전적으로 조합측에 있기 때문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으로 악용될 수 있어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평가는 조합 내부에 2인 이상 7인 이내로 구성되는 외부광고사업관리위원회가 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위원장은 조합 이사장, 부위원장은 조합 광고담당 임원이 하도록 돼있고 버스사업자 및 운수종사자 대표, 서울시 담당 공무원 등도 위원이 될 수 있다. 조합이 마음먹기에 따라 계약기간이 3년 또는 5년이 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볼 수 있다. 돌출형 번호판 광고의 경우는 ‘사업을 할 수’ 있고 별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돼있다. 매체사용료도 ‘낙찰자와 광고주간 체결금액의 40~50% 이내’라고 아주 애매하게 돼있다. 이렇듯 경쟁 입찰과 계약을 통해 막대한 사용료 납부 의무를 지고 하는 사업인데 조합이 사후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많다.

    ■헌법의 기본권도 무시하는 ‘갑질’ 입찰
    조합은 입찰 공고문에 ‘조합에 사업권을 반납하고 계약의무 종료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업체’와 ‘사업과 관련하여 조합을 상대로 소송중인 업체’는 입찰에 참가할 수 없도록 못을 박았다. 둘 다 특정업체 J사에 해당되는 조건이다. 사업권 중도반납 업체에 대한 페널티는 일반화돼 있지만 보통은 반납일로부터 기간을 산정한다. J사는 반납일로부터는 3년이 경과됐지만 종료일로부터는 경과되지 않았다. 조합과 J사는 사업 반납을 둘러싸고 쌍방 원고와 피고가 되어 대법원 상고심을 다투고 있는 중인데 2심 법원은 어느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들어주지 않아 현재까지는 무승부 상황이다. 헌법 제27조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J사는 바로 이 헌법의 기본권을 행사했다가 입찰참가 자격을 박탈당한 것이다. J사는 입찰 참가가 불가하자 계열사의 입찰 참가자격 여부를 조합에 질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준비를 했으나 조합의 강한 배척 의지에 맞서 낙찰을 받더라도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참가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야릇한 돌출형 번호판 광고사업권, 왜?

    핵심 계약사항들 유동적…입찰인지 아닌지조차 불분명

    이번 입찰에 돌출형 번호판 광고사업권은 생소함을 넘어 이상야릇한 형태로 포함돼서 나왔다. 사업설명서를 보면 돌출형 번호판 광고사업권이 입찰에 나온 것인지 아닌지조차가 불분명하다. 우선 형식면에서 돌출형 번호판은 차도면과 인도면의 옆면광고 및 서울사랑면, 후면 등을 규정한 ‘주요 계약내용-광고물 규격, 설치장소 및 설치, 표시, 관리’ 항목에 포함되지 않고 전혀 별도의 항목으로 나왔다. 내용면에서는 더 이상하다. 사업자의 선택으로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사업으로 돼있다. 하더라도 계약서를 본계약과 함께 쓸 수도, 따로 쓸 수도 있도록 돼 있다. 매체사용료는 입찰을 통해 정해지는 게 아니라 나중에 판매한 대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돼있고, 사업자가 광고주와 체결한 금액의 40~50% 이내에서 납부하는 것으로 돼있다.

     ‘특이사항’란에는 특정 권리번호가 명기된 권리자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고 조합이 이 권리자로부터 허락받은 권리범위 내에서 사업자가 대여해서 쓰는 것으로 돼 있다. 대한민국 옥외광고 역사상, 또한 광고사업권 입찰 사상 이런 입찰 형태는 없었다. 조합은 지난 2015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돌출형 번호판 광고사업권 입찰을 실시했고 그 때마다 옆면이나 후면 광고 사업권 입찰처럼 최고가 총액입찰 방식을 적용했었기 때문에 이번 파격적인 입찰 형식과 내용 때문에 의혹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옥외광고미디어협회는 입찰공고 직후 서울시와 조합에 “모 운수업체 대표는 기존 광고사업자인 CJ파워캐스트가 버스 후면광고 사업용으로 6,000대를 낙찰받고 실제로는 7,400대의 광고를 게첨하여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CJ파워캐스트와 조합, 광고출력물 부착업체측을 검찰에 형사고소한 것으로 보도되었고 이 운수업체 대표는 돌출형 번호판 문제로 조합과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부정과 비리의 소지가 다분한 만큼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 버스 광고사업권 입찰 이모저모>

    “전업 옥외광고 업체들은 손가락 빨며 구경만 하는 신세” 자조

    유력 기존사업자 CJ파워캐스트의 예상 밖 탈락에 업계 해석 ‘분분'

    침통과 분노에 휩싸인 옥외광고 업계
    ○…서울 버스 광고사업권 입찰이 공고되면서 옥외광고 업계는 발칵 뒤집힐 정도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중소업체 배려용으로 나온 B권역이 물량에서도 극히 적은데다 질적으로 매체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C급 노선 뿐이어서 조롱과 모멸을 당하는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는 토로가 나올 정도로 분노감을 표했다. 일부에서는 사회적 경제를 주창해온 박원순 시장의 책임을 거론하며 시장 선거에 재출마하면 낙선운동을 펴나가자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권역 분할의 결과 상대적으로 매체력이 더 높아진 A권역 입찰에 어느 업체가 참가할지, 낙찰가가 얼마나 될지에 깊은 관심이 쏠렸다. 투찰 마감시간이 지나고 불과 한 시간도 안돼 응찰업체와 투찰금액 얘기가 돌면서 업계는 초고가 투찰금액에 놀라고 고유 옥외광고 업체들이 모두 배제된채 재벌기업과 언론사들만의 경쟁무대가 됐다는 점에서 자탄하는 분위기로 반전됐다. 한 관계자는 “옥외광고는 이제 고유 업종이 아니라 몇몇 재벌기업과 중앙언론사들의 부업 업종이 돼버린 것이 현실인 것같다”면서 “중소기업 고유업종 지정같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한 이제 옥외광고를 주업으로 삼는 업체들은 손가락빨며 지켜보기만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자조했다.

    업계 영업맨들, 사업성 평가 상반
    ○…한경-인풍 컨소시엄의 낙찰가 71만8,700원 소식을 접한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입을 다물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한 관계자는 “한경의 영업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잠실야구장을 통해 어느 정도 입증됐고 인풍의 버스광고 노하우가 업계 최고인 점도 인정하지만 거의 두 배나 오른 낙찰가를 커버하며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번 낙찰가를 감안하면 1대당 광고료 100만원에 85%정도 팔아야 할 것”이라면서 “CJ쪽 얘기를 들어봤는데 과연 그 금액에 판매율까지 맞춰서 영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입찰 조건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조합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전에 없던 중간 평가와 기간 연장, 돌출형 번호판, 법령 개정에 따른 매체 조정 등 갑의 재량이 아주 커진 사업이기 때문에 조합과의 코웍이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잠실야구장 개찰 때 업계에서 한경이 이익을 내리라고 본 사람은 별로 없다”면서 “최근들어 최상급 노선은 150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단가 인상을 좀 하고 계약기간 2년 연장을 감안하면 해볼만하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경, 옥외광고 매출 CJP 이어 2위 도약
    ○…한경은 다른 언론사들에 비해 옥외광고 분야 진입이 훨씬 뒤졌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 버스 A권역을 품에 넣음으로써 옥외광고 외형에서 단숨에 2위로 도약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잠실야구장 200억원, 서울버스 600억원 정도를 가정하면 800억원대 매출로 확고한 2위 업체가 된 것같다”고 분석했다. 1위는 부동의 CJ파워캐스트. 이번에 서울 버스 방어에 실패해 500억~600억원대의 외형을 상실하게 됐지만 CGV 극장광고를 기반으로 탄탄한 매체들이 많아 2,000억원대 안팎의 외형으로 독주체제는 불변이다.

    CJ파워캐스트의 예상밖 탈락 ‘이변’
    ○…올해 입찰에서 기존 사업자 CJ파워캐스트가 사업권 방어를 위해 공격적인 투찰에 나설것이라는 전망은 업계의 정설이다시피 했다. 특히 재벌기업의 든든한 자본력에다가 현행 버스광고 사업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남겨왔다는 점에서 손해를 감수할 정도의 공격적 베팅까지 점치는 사람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J파워캐스트는 같은 계열 CGV 광고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데다 그동안 서울 버스로 수백억원의 이익을 냈기 때문에 손해보는 투찰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더구나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아부어 버스광고 효과측정 시스템도 최근에 완성했기 때문에 서울 버스는 절대로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응찰 마감 직후 업체별 투찰금액 소문이 돌면서 CJ파워캐스트가 60만원대 초반 금액을 써서 탈락할 것처럼 얘기가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은 이를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이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저가투찰 배경 놓고 해석 분분
    ○…개찰을 통해 CJ파워캐스트의 탈락이 공식화되자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대해 구구한 해석이 나왔다. 대기업 출신의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 한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중소기업과 달리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대기업에서는 많은 이익을 내오던 사업 구조를 하루아침에 확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더구나 기존 낙찰금액이 있기 때문에 사업부서가 갑자기 투찰가를 배 이상으로 늘려 결재를 받아내기가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상자박론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그 내용을 볼때 CJ쪽에서 공들여 만들어온 작품의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면서 “언론사들은 버스광고에 관한한 아직은 업력과 집중도가 떨어지고 버스광고 경험이 풍부한 양대 업체중 하나이자 강력한 라이벌인 전홍은 발이 묶였고, 인풍은 자체 역량이 달리는 등의 상황 인식 때문에 고가투찰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을 수 있다. 자승자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입찰 전문가 K씨의 B권역 입찰 분석

    “분할 모양새를 취하면서 단일 물량으로 묶으려는 교활한 꼼수”

    “중소 업체들 응찰해도 예가 미만으로 유찰될 것… 예정된 수순”

    여러 옥외광고 업체에서 매체기획 및 입찰 담당을 맡은 적이 있는 현직 임원 K씨는 서울 버스 광고사업권 입찰공고가 뜬 후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조합이 특정 업체에 물량을 몽땅 몰아주기 위해 교활한 꼼수를 동원한 입찰”이라며 “B권역은 몇 개 업체가 응찰을 하든 1차와 2차에서 예가 미만으로 유찰된 후 수의계약으로 가는 예정된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공고문을 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즉석에서 분석한 입찰 진행 시나리오를 설명했는데 그의 설명은 이렇다.

    정권교체 이후 영세 중소업체 및 소상공인 등 약자 배려가 국정 지표로 설정되고 박원순 시장이 사회적 경제를 주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세 중소업체들에도 참여 기회를 달라고 하는 업계의 요청을 서울시나 조합이 전면 묵살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사업권을 분할은 하되 실제로는 조합이 희망하는 사업자가 몽땅 가져가는 묘책이 필요하다. 비인기 노선 일부를 떼어 중소기업들 몫으로 제시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매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성이 안좋고 당연히 응찰업체가 별로 없을 것이다. 응찰을 하더라도 예가를 높여놓으면 유찰이 된다. 유찰이 반복되면 이를 명분으로 수의계약을 통해 사업권을 다시 한 사업자에게 통합시킨다.

    다른 이점도 있다. 갑의 지위를 십분 발휘할 수 있다. 수의계약이므로 마음에 드는 사업자에게는 싼 값으로 혜택을 줄 수 있다. 역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업자에게는 비싼 값으로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 K씨가 그려낸 시나리오가 어디까지 사실에 부합될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일단 전반부에서는 시나리오에 부합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B권역 입찰에는 오케이애드컴과 유진메트로컴 두 업체만 응찰했고 예가 미만으로 유찰됐다. 오케이애드컴은 A권역 낙찰자의 컨소시엄 구성업체인 인풍의 특수관계 법인이고 유진메트로컴은 지난해까지 CJ파워캐스트의 버스광고사업 파트너였다.

    특별취재팀[ⓒ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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