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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연 l 제377호 l 2017년 11월 27일 l 조회수:101
    한글 간판은 왜 인사동 거리에만 있을까?

    ‘2017 대한민국 옥외광고포럼’에서 한글간판 디자인 선호도에 대한 연구 발표돼
    선호도가 광고효과로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

    지난 11월 17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7 대한민국 옥외광고포럼’에서 서울시립대 이유진 교수와 종로구청 박진애 팀장 등이 연구한 ‘한글 간판 디자인 선호도에 대한 탐색적 연구’ 주제의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이번 연구는 한글 간판과 영문 간판의 선호도 차이라는 흥미로운 주제 선정 뿐 아니라 한글 간판을 확장해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이미 각종 포털 사이트에 메인 기사로 오르는 등 대중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최종 연구 결과는 영문 간판이 한글 간판에 비해 선호도는 높으나 그 차이는 5점 만점 기준 0.5점으로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 특히 현재 한글 간판이 제작되지 못하는 여건과 원인을 추적한 시도로서 다양한 방식의 논의를 수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자리였다.

    조수연 기자[ⓒ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글 간판이 제작되지 않고 있는 이유, 논의의 출발점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2조 제2항에서는 ‘광고물의 문자는 원칙적으로 한글맞춤법, 국어의 로마자표기법 및 외래어표기법 등에 맞추어 한글로 표시하여야 하며, 외국문자로 표시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한글과 병기(倂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한글 표기를 법령에서 명시하고 있는 셈인데 현실 사정과는 맞지 않아 사실상 ‘특별한 사유’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영문 간판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영문 간판 디자인을 미리 상표로 등록해 시행령의 ‘특별한 사유’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한글 간판을 고의로 피하거나 병기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법의 틈새를 이용하면서까지 한글 간판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 발표자인 서울시립대 이유진 교수는 “시민들이 한글 간판과 영문 간판에 가지는 선호도 차이가 미미하다면 처음부터 한글 간판을 꺼리는 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며 대기업 프랜차이즈부터 소규모 상점에 이르기까지 유독 우리나라의 영문 간판 사용의 두드러짐이 이번 연구의 동기로 작용했음을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한글 간판에 대한 선호도가 인구통계학적으로 다를 것이라는 연구의 가정이다. 실제로 30대미만의 여성일 경우와 4,50대 남성일 경우 후자가 한글 간판을 더욱 선호함으로써 가정의 논리를 뒷받침했다.

    선호도만으로 한글 간판 사용이 확대될 수 있나, 추가적인 과제
    문제가 지적된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는 연구 결과에 대한 신뢰도 문제, 두 번째는 선호도가 반드시 광고효과로 직결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선 결과에 대한 신뢰도 문제는 연구에서 제공한 영문 간판과 한글 간판의 글자 변환에 대한 디자인의 정밀성 문제가 지적됐다. 영문 간판을 한글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글자의 각도나 디자인이 상호 비교할 만한 수준으로 호환 가능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남녀 간의 성별 차이 뿐 아니라 지역 특성을 포함한 변수도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요한 지점은 두 번째 문제로 과연 선호도만으로 한글 간판 사용이 확대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말하자면 실제 시민들의 선호도 차이가 미미하더라도 광고주들은 영문 간판을 선호하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 이는 선호도 차이가 브랜드 이미지나 광고효과, 또 실제 구매력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으로 연결된다. 광고주에게 중요한 것은 선호도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사용하는 영문 간판에 비해 더 나은 광고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상품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지적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논의가 향후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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