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환한 금빛 간판으로 변신 가능
내구성·강도 높아 변색·변형 우려 없어
신주라고 생각하고 보기엔 금처럼 광택이 뛰어나고 금이라고 보기엔 금보다는 금속에 가까워 보이는 소재가 있다. 신주와 금의 경계에 걸쳐있는 듯한 소재, 바로 티타늄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흔히 ‘티타늄’, 또는 ‘티타늄 골드’라 부르는데, 정식명칭은 ‘타이타늄(titanium)’ 이다. 하지만 산업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타이타늄을 티타늄으로 불러왔으며, 이 같은 현실성을 고려해 국립국어원에서는 티타늄과 타이타늄을 동일한 의미를 가진 화학용어라고 명시하고 있다. ‘티타늄 골드’의 경우 외래어를 차용한 것으로, 실제로 티타늄-합금을 일컫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소재를 지칭할 때 흔히 티타늄 골드라고 사용하고 있으며, 업계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티타늄은 일반적인 티타늄이 아닌 티타늄 합금이다.
▲무광·유광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육안으로 볼 때 티타늄 골드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황금색으로 마치 금처럼 반짝거린다는 것이다. 신주가 보여주는 황동색과는 그런 면에서 차이가 난다. 때문에 간판 소재로 사용하면 마치 금처럼 미려함이 돋보인다. 주간에 햇빛에 반사되면 밝고 환한 금처럼 보이고, 야간에 조명을 적용할 경우에도 조명을 통해 보이는 소재 표면의 광택이 은은하고 멋스럽다.
하지만 모든 티타늄 골드가 금처럼 반짝거리는 광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티타늄 골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바로 유광 티타늄과 무광 티타늄으로 구분된다.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유광은 광택이 있는 티타늄을 뜻하고, 무광은 광택이 없는 티타늄을 지칭한다.
이렇게 광택의 유무에 따라 세분화되는 티타늄 소재는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도 크게 달라진다. 유광 티타늄은 금처럼 밝고 화사한 이미지를 주는 반면, 무광 티타늄은 반짝이는 광택감은 없지만 무게감 있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반짝이는 금색에 무광도금을 입힌 것으로 빈티지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악세사리로 착용하는 금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 무광이나 유광으로 선호도가 갈리듯이 간판 소재로 사용되는 티타늄 골드의 광택 유무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면된다.
바로디자인 이송근 대표는 “유광 티타늄은 약간 천박해 보이는 금의 느낌이라면, 무광 티타늄은 고급스러운 느낌의 금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금처럼 과도한 광택에 거부감을 느끼는 취향이라면 무광 티타늄을 선택하는 것이 적합하다.
▲부식·변색되는 신주 대체재로 인기
티타늄 골드는 이 같은 특장점을 바탕으로 최근 들어 간판 소재로 채택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티타늄 골드로 간판을 제작,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티타늄 가공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는 간판 쪽에서 티타늄 가공을 찾는 사례가 드물었는데, 최근 들어 티타늄 골드를 사용한 간판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첫 번째 이유로 ‘기존 소재의 한계를 보완, 대체하는 것’으로 손꼽았다. 흔히 업계에서 티타늄골드를 논할 때 가장 많이 비교하는 소재가 신주인데, 그것은 바로 티타늄이 기존에 신주 간판이 적용되었던 영역을 중심으로 적용례가 확대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신주는 옥외환경에서 표면이 벗겨지고 변색되고 부식이잘되는데 반해 티타늄은 색이 변하지도 않는데다 벗겨지는 등 변형의 염려가 거의 없다”고 부연했다. 장기간 원형의 보존이 가능한 소재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신주 간판이 가지는 취약점을 보완하고 대체해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티타늄은 항공엔진이나 치아 제작 등에 사용될 정도로 내구성이 높고 강도가 강한 소재 중 하나다. 강도는 탄소강과 유사하고 비중에 대한 강도비는 철의 약 2배, 알루미늄의 약 6배이다. 또한 열전도율, 열팽창률이 작아 400도 이하의 온도에서는 강도의 변화도 거의 없다. 변형을 극소화해야 하는 구조물 제작에 많이 사용되는 이유다.
▲채널사인·레이저커팅사인 형태 대다수
높은 강도와 내구성을 바탕으로 그 사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티타늄은 간판에 적용시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제작·설치된다. 채널사인과 레이저 음각 커팅이 바로 그 두 가지 형태. 전자인 채널사인은 티타늄으로 만들어질 경우 주로 후광채널로 제작되는 게 보통이다. 만약 전광 연출을 하게 되면 야간에 조명을 비출 때 소재 자체가 지니는 광택감의 표현이 반감된다. 홈에 전구를 접목하는 등 변형 디자인 없이 전광을 연출할 경우에는 굳이 티타늄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대다수의 티타늄 채널사인은 후광 채널방식으로 제작된다. 조명이 후면에서 반사되도록 의도, 연출되면, 야간 조명 시 소재가 지니는 광택이 은은하게 표현된다.
채널사인과 함께 자주 표현되는 형태는 레이저 커팅이다. BI나 로고 및 다양한 디자인을 레이저로 음각 가공한 후 배면에서 광확산 폴리카보네이트를 부착하고 조명을 접목하면 채널사인과는 또다른 멋을 연출한다. 후광채널을 연출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광확산 폴리카보네이트를 접목해 조명의 확산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레이저커팅기로 가공 가능
간판에 적용할 때 주로 사용되는 소재의 두께는 0.8~3T 정도다. 장비 가공의 경우 레이저커팅기를 사용할 수 있으나, 아크릴 가공용 레이저보다는 출력이 높은 철판 가공용 레이저 혹은 파이버 레이저로 가공이 가능하다. 특히 파이버레이저는 기종별로 가공 가능 소재와 두께가 다소 차이가 나긴 하지만 대부분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은 물론 티타늄 골드 등 연질 금속의 가공이 가능하며 가공결과물도 플라즈마에 비해서 깔끔하게 나온다는 평가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파이버레이저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다양한 금속 소재와 함께 티타늄 가공을 타깃화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인천의 한 채널업체 관계자는 “실내사인물에 티타늄골드를 접목하기 위해 장비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스카시에 티타늄을 적용하면 보다 고급화된 실내사인의 연출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의류·악세사리 판매업종서 선호
티타늄 골드를 사용하는 업종에 제한은 없으나 주로 의류매장, 쥬얼리숍 같은 여성을 주고객층으로 타깃화하는 곳에서 선호도가 높다. 아무래도 반짝거리는 금의 느낌이 여성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좋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호텔이나 스튜디오, 건물명 등에도 많이 적용되는 편이다. 고급스러우면서 일반적인 간판보다 조금이라도 특별한 간판을 요구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그 사용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업종 구분없이 다양한 컨셉의 매장에 적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